세계에서 제일 비싼 탁구대 이야기
1 . 골동품 가구상 보기스
보기스는 언덕 꼭대기 조금 못미치는 곳에 차를 세우고 밖으로나와
주위를 살펴 보았다 . 그곳에서는 그일대의 수킬로미터가 눈에 들어와
주위를 살펴보기엔 안성맞춤 이었다 . 오른쪽으로 보통크기의 농가가 한 채 보였다 .
그 넘으로 그보다 더큰 농가가 한 채 눈에 띄었다 왼쪽으로는 앤여왕 시대의 건축양식으로
지은 듯한 집이 한 채 있고 또 농가로 보이는 집이 두채 더있었다 . 그는 다시 언덕 건너편으로 차를 몰고갔다 . 그곳에는 농가 다섯채와 조지아왕조식의 커다란 백색 저택 한 채등 “가능성이 있을 법해 ” 보이는 집이 여섯채 있었다 . 그는 이 커다란 백색 저택은 재처
놓았다 . 부유한 사람들은 찾아보았자 별소득이 없기 때문이다 .
지금 가짜목사 행세를 한다는 사실만 제외 한다면 시릴 보기스는 특별히 나쁜 사람은 아니었다 . 런던에 가게를 가진 고가구거래 상인 보기스는 놀랍게도 꾸준히 진기한 물건들을 내놓아 상당한 명성을 얻은 사람 이었다 . 그런 물건을 어디서 인수 했느냐고 사람들이
물을라치면 그는 언제나 눈을 찡긋 하면서 대수롭지 않아 보이는 그 비결에 관해 살짝
귀뜸을 해주곤 했다 . 보기스가 그 하잖은 비결에 착안하게 된것은 우연히 겪은 어떤 일에 서 비롯된 결과였다 . 이야기는 근 9 년전 어느 일요일 오후로 거슬러 올라간다 .
그날, 차를 몰고 시골 길을 달리던 보기스는 승용차의 엔진이 과열되는 바람에 물을 한 통
얻어려고 어느 농가로 들어갔다 . 물을 기다리다가 문틈으로 집안을 훌끗 들려다 보니 참나무로 만든 커다란 의자가 눈에 띄었다 . 의자의 등받이판에는 매우 정교하게 아로새겨진 꽃모양 장식이 붙어 있었고 양쪽팔걸이의 중간부분까지는 오리의 머리 부분이 새겨져 있엇다 . “ 맙소사 이 의자는 17세기 후반의 물건이 아닌가 ! ”하고 그는 생각 했다 .
그는 머리를 쑥 들이 밀고 집안을 더 살펴보았다 . 그러자 벽난로 맞은 편에 그런 의자가
또 하나 눈에 띄지 않는가 ! 저 두의자를 런던에 내놓으면 적어도 5.000파운드 [약천만원]을
호가할것이 분명했다 . 그 집의 안주인이 돌아오자 보기스는 그참나무의자들을 팔 생각이 없는냐고 물었다 .
그 여자는 팔 물건이 아니라고 대답하면서도 단순한 호기심에서 얼마를
주겠느냐고 물어보았다 . 30분간이나 흥정을 벌인 끝에 결국 보기스는 시가의20분의1도
채 안되는 값으로 그의자를 샀다 . 스테이션 웨건을 몰고 런던으로 돌아 오며 보기스는
한 가지 묘안을 생각 해냈다 . 한 농가에 이런 멋진 물건이 있다면 다른 농가엔들 없겠는가
일요일 마다 시골 집들을 샅샅히 훑어보면 어떨까 ? 외딴 시골집이나 큰농가들, 낡은
장원저택들을 목표로 삼으면 될것이다 . 그러나 시골사람들은 본래 의심이 많은 법이다
자신이 고가구 거래상이란 점을 눈치채지 못하도록 하는것이 좋을 것이다 . 전화수리공이나 연광공 , 가스검사원 따위로 가장하면 어떨까 ? 아니 목사 행세를 할수도 있으리라 ...
보기스는 다음과 같은 거창한 문귀를 인쇄한 명함을 대량 주문 했다 .
* 시릴 위닝튼 보기스 목사
빅토리아 및 앨버트 박물관과 제휴한
희귀가구 보존협회 회장 *
그때부터 일요일마다 그는 “협회” 를 위한 사랑의 봉사로 농촌을 순회하며
시골집에 파묻혀 있는 진귀한 가구들의 목록을 만드는, 나이 지긋하고 상냥한
목사님 행세를 할 참이었다. 이 계획은 주효했다. 실제로 상당한 재미를 보는
사업이 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오늘 일요일을 맞아 또다시 시골길로 나선 길이었다.
보기스는 첫 번째 목표인 앤여왕조 장식의 집 대문에서 멀찌막이 차를 세웠다.
그는 흥정이 이루어질 때 까지는 자기 차가 상대방 눈에 띄는 것을 극력 피했다.
친근감을 느끼게하는 늙은 목사와 덩치큰 스테이션 왜건은 아무래도
어울리지 않는 편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 집에는 쓸모있는 물건이라곤
하나도 없었다. 다음번 집에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세 번째 농가는
어수선하고 지저분해 보여서 그 집엔 별다른 기대를 걸지 않았다.
* 1 파운드 -> 약 2.000원
2. 발견
뜰에는 세 사람이 서 있었다. 그들은 검은 색 목사의 제복을 입은 배불뚝이의 땅딸막한 사나이를 보자 이야기를 중단하고 의심스런 시선을 던졌다. 농가주인은 자그마한 키에 음흉해 보이는 조그만 눈을 가진 루민스라는 사람이었다. 그 옆에 서 있는 훤칠한 청년은 집주인의아들인 버트였다. 또 어깨가 떡 벌어지고 키가 작은 사나이는 이웃에 사는 클로드였다.
보기스는 “안녕하십니까?”하고 인사를 건네면서 명함을 내밀었다. 루민스가 명함을 받아들고 눈 가까이 가져갔다.
“그런데 무슨 일로 오셨나요?” 루민스가 물었다.
보기스는 희귀가구보존협호의 목적과 이상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했다.
“우린 그런 물건을 갖고 있지 않아요.” 루민스가 말했다. “공연히 시간만 낭비하실 겁니다.”
“아니, 잠깐만 들어보세요, 선생.” 보기스가 손가락 하나를 들어올리면서 다시 입을 열었다. “서식스에 사는 어느 늙은 농부 한 사람도 지난번에 그런 말을 했는데 결국 나를 집안으로 안내했을 때 내가 무엇을 발견했는지 아십니까? 부엌에 놓여 있던 낡고 더러운 의자였는데 그것이 무려 1.000파운드나 나가는 진귀한 골동품으로 판명되었단 말입니다! 내가 노인에게 그 의자를 파는 요령을 가르쳐 주었지요. 노인은 의자를 팔아서 새 트랙터를 샀답니다.”
루민스가 어색한 표정을 지으면서 태도를 바꾸었다. “좋아요, 목사님이 한번 들러본다고 해서 손해될 것은 없지요.” 그는 몹시 지저분한 거실로 앞장서 들어갔다.
그런데 정말 진기한 물건이 있었다! 보기스는 그 물건을 보는 순간 숨이 탁 막혔다. 눈앞에 있는 물건을 선뜻 믿지 못해 적어도 10초 동안 우두커니 서서 뚫어지게 응시했다. ‘이것이 사실이라니!’
그때 보기스는 세 사람이 자신의 행동을 눈여겨 보고 있음을 깨달았다. 이들은 그가 숨을 헐떡이며 앞을 주시하고 있는 것을 보고 있었다. 보기스는 즉시 가장 가까이 있는 의자로 비틀거리며 걸어가서 쓰러지듯이 주저앉아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왜 그러십니까?” 클로드가 물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하고 보기스는 숨가쁜 목소리로 대답했다. “곧 괜챦아질겁니다.”
“내 생각엔 목사님이 무엇인가를 보신 것 같던데요.”하고 루민스가 말했다.
“아니에요, 아니야.” 보기스가 대답했다. “심장 때문이에요. 가끔씩 이럴 때가 있어요. 곧 괜챦아질거에요.”
‘생각할 시간을 가져야 돼’ 하고 그는 속으로 생각했다. ‘서두르지 말라구, 보기스. 침착해야 해. 이 사람들은 무식할지는 몰라도 어리석지는 않아. 또 이게 진품이라면...’
그가 본 물건은 칙칙한 흰색 페인트로 라인 선을 덧칠해진 데다 더러워져서 문외한들에게는 별로 감명을 줄 것 같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은 골동품 가구상들이 꿈에도 그리는 물건이었다. 보기스는 18세기 영국 황실의 명을 받아 제작된 가장 선망의 대상이 되는 진품 가운데 하나가 “치펀데일작품”으로 알려진 세 대의 탁구대임을 알고 있었다. 이중 하나가 1920년 모튼온더마시의 어느 집에서 처음 “발견”되었다. 다른 1개는 1년 후 소더비경매장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둘 다 노퍼크의 레인햄홀에서 나온 것이다. 두대의 탁구대가 모두 엄청난 가격으로 팔렸는데 전문가들은 이들 탁구대가 토마스 치펀데일만이 제작할 수 있었던 것이고 또한 그의 솜씨가 절정에 이르렀던 시기에 만들어진 작품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그런데 여기 세 번째 탁구대가 나타난 것이다! 그것도 그 세대 중에서 네트지주까지 있는 가장 상태가 좋은것을 내 자신이 발견을 하다니! 나는 이제 부자기 될 것이고 이름이 널리 알려질 것이다. 이 물건은 “보기스가 발견한 치펀데일 탁구대”로 역사에 기록되리라.
치펀데일 탁구대는 큰조각을 한 높이 70cm의 다리 여덟 개가 붙은 멋진 것이었다. 전면에는 온통 정교한 조각이 용트림하듯이 화려하게 새겨져 있었고 황동으로 만든 네트 지주는 일부가 페인트로 덮여 있긴 해도 여전히 화려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아직도 설레이는 마음을 완전히 진정시키지 못한 채 보기스는 거실을 돌아다니면서 다른 가구들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가구마다 잠깐씩 발을 멈추고 살펴보았지만 탁구대 외에는 모두 하찮은 것들이었다.
“멋진 참나무탁구대이군요.”하고 그가 입을 열었다. “관심을 보일 만큼 오래 되지는 않았지만 말이에요.” 보기스는 탁구대 옆을 예사롭게 지나치면서 다시 입을 열었다. “이 탁구대는 굳이 값으로 친다면 몇 파운드 밖에 안되겠군요. 조잡한 모조품 같아요.”
“그건 튼튼한 탁구대입니다..” 루민스가 말했다. “멋진 조각도 새겨져 있구요.”
3. 치펀데일 탁구대
“기계로 새긴거에요.” 보기스가 허리를 굽혀 정교한 솜씨를 자세히 살펴보면서 대답했다. 그는 마치 무엇인가를 깊이 생각하는 것처럼 양미간을 찌푸리고 어슬렁어슬렁 걷기 시작했다. 그는 탁구대를 돌아보면서 입을 열었다. “나는 오래 전부터 저런 모양의 테이블 다리 몇 쌍을 구하려고 했어요. 집에 탁자가 하나 있는데 이사를 할 때 인부들이 다리를 망쳐 놓았지요. 그 탁자는 내가 몹시 좋아하는 것입니다.
그 위에 성경도 올려 놓고 설교노트들도 둔답니다.”
그는 말을 멈추고 턱을 쓰다듬었다. “이 탁구대의 다리를 잘라내서 내 탁자에 붙일 수 있겠군요.”
“그렇다면 목사님이 그걸 사고 싶다는 말씀인가요?” 루민스가 물었다.
“글쎄요... 일이 너무 번거로울 것 같네요. 그렇게 할 가치가 있을지...”
“얼마나 주실 생각인가요?” 루민스가 물었다.
“유감스럽지만 많이는 안되겠어요. 아시다시피 이건 진품 이 아니에요.”
“저도 확실히는 모릅니다.”하고 루민스가 말했다. “이 탁구대는 이곳에 20여 년간 있었습니다. 나는 이걸 지주영감이 돌아가셨을 때 그 분이 살던 장원의 저택에서 샀지요. 버트야, 네가 언젠가 어느 서랍 뒤에서 찾았다는 그 낡아빠진 영수증이 어디 있지?”
“이거 말인가요?” 버트가 한 서랍에서 노랗게 바랜 접힌 종이쪽지를 꺼내 아버지에게 가져다 주었다.
“목사님도 이 문서가 굉장히 오래된 것이 아니라고는 말씀하지 못할거에요.” 루민스가 보기스에게 그 종이쪽지를 건네 주면서 말했다. 그것을 받아 쥐는 보기스의 팔이 떨리고 있었다. 그 문서는 바삭거리면서 손가락 사이에서 조금씩 부서졌다. 거기에는 동판인쇄처럼 길쭉하고 비스듬히 누운 글씨들이 다음같이 깨끗하게 적혀 있었다.
에드워드 몬터규씨 귀하 :
이 탁구대는 최고급 목재로 만든 대형 마호가니 형식입니다. 화려한 조각이 새겨져 있고 다리에도 조각이 되어 있으며 중간부분과 양 옆에도 각각 매우 산뜻한 모양이 있으며 화려하게 양각한 황동제 네트지주는 여러 가지 장식들을 달아 더할 나위없이 우아한 취향을 살려 완성시킨 것입니다...
대금은 302파운드
보기스는 흥분을 억제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었다. 물품송장까지 있으니 탁구대의의 가치는 한층 높아질 것이다. ‘도대체 이 물건이 지금 값이 얼마나 나갈까? 2만 파운드? 3만 파운드? 아니, 5만 , 어쩌면 10만 파운드 까지 갈지도 몰라.’
그는 별 것 아니라는 듯이 그 물품송장을 테이블 위에 던지고 조용히 입을 열었다. “내가 생각했던 그대로군. 빅토리아 여왕 시대의 모조품이에요. 이 문서는 파는 사람이 고객에게 보낸 물품송장에 불과해요.”
“그렇지만 목사님, 이 탁구대가 모조품이란 것을 어떻게 확신할 수 있습니까?” 루민스가 물었다. “목사님은 페인트로 칠해진 속을 보지도 않았잖아요.”
“누구 칼을 갖고 있어요?” 보기스가 물었다.
클로드가 주머니칼을 꺼내 주었다. 보기스는 짐짓 예사로운 듯한 태도로 탁구대 위쪽 한 곳의 페인트를 조금 벗겨내기 시작했다.
“자, 보세요.”
페인트를 벗겨 내자 청옥처럼 광채를 발하는 마호가니의 아름다운 한 부분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은 100 수십년이 지나도록 짙고 거무스름한 원래의 색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위] 그림은 옛날 탁구대 다리 모양만 나타낼 뿐 이야기의 내용과 무관 함.
“이것이 어떻다는 말씀인가요?” 하고 루민스가 물었다.
“화학적으로 가공처리된 목재라는 말이에요. 이 목재가 석회로 가공처리되었다는건 털끝만치도 의심할 수 없어요. 마호가니가 짙고 오래된 것처럼 보이도록 하기 위해 흔히 쓰는 수법이지요. 자세히 살펴보세요. 짙은 녹갈색 사이로 푸른빛이 도는 것이 바로 가공처리한 흔적이지요.”
보기스는 다시 옆에 붙은 황동제 네트지주를 가리켰다. “여기도 모조품제작자들이 손을 대는 곳이지요. 보통 오래된 황동은 한가지 색깔과 고유한 특성을 지니고 있어요. 그러나 문제는 모조품제작자들의 솜씨가 매우 뛰어나서 그대로 모방할 수 있다는 점이지요. 사실 ‘진짜 오래된 황동’과 ‘오래된 것처럼 모조한 황동’을 구별하기란 거의 불가능하지요. 따라서 내 생각도 추측에 불과하다는 점은 시인합니다.”
“그렇다면 목사님도 이 네트지주에 대해서 잘 알 수 없다고 시인하시는군요.” 루민스가 말했다. “보시기에 이 네트지주는 수백년 묵었을지도 모른다, 그 말씀이지요?”
“아, 그 점에서 댁의 생각이 틀렸어요.” 하고 보기스가 말했다. “이것을 보세요.” 그는 저고리 주머니들에서 조그만 나사돌리개를 꺼냈다. 나사돌리개와 함께 조그만 황동제 나사도 하나 꺼내 손가락에 감추었다. 그러고는 네트지주에 박힌 나사 하나를 돌려 뽑기 시작했다.
“이것이 진짜 그당시 황동제 나사라면 나선형 부분이 약간 고르지 못할 것이요. 줄을 가지고 손으로 깎은 것이기 때문에 당신도 보면 쉽게 알 수 있을거요. 그러나 이 황동제 나사가 보다 뒤에 와서 만든 모조품이라면 기계로 깎은 나사일거예요.” 오래된 나사 위에 두 손을 겹쳐 놓고 나사를 뽑았으므로 손안에 감추어 둔 새 나사를 헌 나사와 바꿔치기 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이것은 그가 지닌 재주의 하나로 지난 여러 해 동안 상당한 성과가 있었다.
그는 “자, 보시오.”라고 말하며 새 나사를 루민스에게 넘겨 주었다. “나사의 나선형 부분이 털끝만큼의 차이도 없이 고르게 되어 있지요?” 나사는 세 사람의 손으로 차례차례 넘어갔다. 루민스까지도 이제는 보기스의 말을 인정하는 표정이었다.
보기스는 몸을 돌려 문쪽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친애하는 친구들”하고 그가 입을 열었다. “당신들의 집안을 살펴볼 수 있도록 해주어서 고맙소. 따분한 늙은이가 귀챦게 굴어서 죄송해요.”
“얼마를 주시겠어요?” 루민스가 물었다.
보기스는 양미간을 찌푸리면서 탁구대를 다시 한번 바라보다가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내 생각엔 40파운드가 알맞을 것 같소.”
“40파운드라니! ” 루민스가 소리를 질렀다. “말도 안되요, 목사니. 그 청구서를 보세요! 302파운드라구! 이젠 고가구가 되었으니 두 배의 가치는 있다구요!”
“선생, 그렇게는 안되요, 안되구 말구요. 그건 중고 모조품이에요. 그렇지만 최고 45파운드까지는 줄 수 있어요.”
“100파운드 주세요.” 루민스가 말했다.
“이것 보세요, 난 저 탁구대의 다리밖에 필요하지 않아요.” 보기스가 부드럽게 말했다.
“75파운드로 하지요”하고 루민스가 다시 제의했다.
“그렇게는 안되요! 선생, 그렇게는 할 수 없어요! 이제 마지막 가격을 제시하겠소. 50파운드.”
“좋습니다.” 루민스가 선뜻 승낙했다.
“허, 참, 내가 공연히 덤벼들었군.” 보기스가 자못 후회된다는 듯이 말했다.
“목사님, 이제와서 꽁무니를 빼면 안됩니다. 어디까지나 흥정은 흥정이니까요.”
“좋아요, 좋아요, 알겠어요. 내가 차를 겨져오면 세 양반이 차에 싣는 걸 거들어 주실 수 있겠죠.”
5 . 탁구대의 운명
보기스는 냅다 뛰고 싶은 충동을 간신히 억제했다 ,
목사는 뛰는 법이 없이 천천히 점잖게 걸어가야 한다 . “천천히 걸어 가라구 , 보기스 ,
이제 서두를 필요가 없어 , 그 10만 파운드[2억 ]짜리 탁구대는 네것이 되었단 말이야 ,“
집안으로 다시 들어온 루민스는 좋아서 떠들어 댔다 . “ 이런 고물 덩어리를 50파운드를 지불 하다니 , 저런 얼간이가 어디있어 ,” “루민스씨, 아주 멋지게 잘해냈어요. ” 클로드가 말했다 . “한데 당신 생각에 그 양반이 돈을 지불 할것 같소?” “ 돈을 내놓을때 까지는 우리 가 이걸 차에 실어 주지 말아야지.” “ 그런데 저게 차안에 안들어가면 어쩌지요?”
클로드가 물었다 . ‘ 그러면 그양반은 투덜데다가 그냥 가버리고 말거요.“ 루민스는 잠시
그런 걱정스런 상황을 예상해 보았다 . “ 한가지 묘안이 떠 올랐어요” 하고 클로드가
입을 열었다 . “ 그 양반이 필요한 것은 다리 뿐 이라고 하지 않았어요, 그러니 우리가 다리만 잘라 놓으면 그 양반 승용차에 쉽게 실을 수 있을게 아니 겠어요 ? 또 목사님이
집에 가서 다리를 베어 내는 수고를 덜어 주는 셈이기도 하지요.“ 그것 참 기막힌 생각이군,” 루미스가 탁구대를 바라보며서 말했다 . 클로드와 버트는 곧 탁구대를 밖으로 들어내어 클로드가 톱으로 탁구대 다리를 자르기 시작 했다 . 그리곤 몸체에서 잘라낸
다리 여덟 개를 버트가 조심스럽게 가지런히 땅위에 늘어 놓았다.
클로드가 몇 발자국 뒤로 물러서서 다리가 잘린 탁구대를 살펴 보았다 . “루민스씨
한가지만 더 물어 봐야 겠네요,“ 클로드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 ”다리를 베어 냈지만
그래도 저렇게 큰 물건을 승용차 뒤에 밀어 넣을수 있을까요? “ ”소형 트럭이 아니면
안될꺼요 “ ” 맞아요 “ 클로드가 큰소리로 맞장구 쳤다 . ” 헌데 목사님들은 트럭을 몰고
다니지 않거든요 , 목사님들은 보통 모리스 에이츠 나 오스팉 세븐 같으 조그만 승용차를 몰고 돌아 다니지요. “ ”그 양반은 다리만 필요 하다고 했지,“ 루민스가 말했다 .
“나머지 부분이 차에 안들어 간다면 두고 갈수도 있겠지 , 그래도 불평을 늘어 놓을 수는 없을꺼요. 다리들은 가져가니까 말이오.” “ 루민스씨 당신은 지금 좋은 쪽으로만
생각하고 있어요.“ 클로드가 끈덕지게 다시 입을 열었다 . ”그가 이물건을 하나도 빠짐없이
낱낱이 차에 실지 못하면 값을 깍으려고 들리란것은 당신도 잘알고 있잖아요, 그러니
우리가 지금 이걸 땔나무감으로 쓸수있도록 만들어 주면 어떻겠어?.“ ”그것 좋구만 “
하고 루민스가 찬성했다. “버트야 도끼 좀 가져오렴.”
그일은 쉽지 않아서 클로드는 몇분 동안 땀을 뻘뻘 흘린 끝에 간신히 탁구대 전부를
대강 쪼개 놓을 수 있었다 . 클로드가 몸을 일으키고 이마의 땀을 훔처내면서
입을 열었다. “한가지 할 이야기가 있어요, 이 탁구대는 굉장히 솜씨가 좋은 목수가
만든것이예요,난 이제 목사님이 무슨 소리를 해도 상관하지 않겠어요.“
“우리가 마침 맞게 일을 해냈구만! ”
루민스가 소리쳤다 . “저기 오시는데 ! ‘
~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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