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아이의 호박초롱' 헬로윈을 며칠 앞둔 어느날 우리집 뒤쪽을 흐르는 강물에 호박이 둥둥 떠 있었다. 나중에 들은 얘기로는 트럭이 상류쪽에 있는 작은 다리 위를 덜컹거리며 지나가다가 떨어뜨린 호박들 이라고 했다. 나는 출근하기 전에 강둑에 나가 한가롭고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안개가 천천히 걷히면서 강가에 부딪혀 흔들거리는 오렌지색 물체들이 드러났다. 나는 무언가 색다른 의미를 찾아보기나 하려는 듯이 그 호박들을 한참동안 살펴보았다. 그러나 호박들이 강물에 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진기한 것이었다. 나는 대학으로 발걸음을 옮기면서 그 호박들을 머리에서 떨쳐버릴수 없었다. 생태학원론을 강의하는 동안에도 자꾸 호박 생각이 났다. 나는 하마터면 느닷없이 웃음을 떠뜨릴 뻔하기도 했다. 그러나 강의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