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슈크리아

백서터 할머니

썸머 썸머 2012. 10. 5. 10:35

 

  백서터 할머니

 

 그 할머니가 남에게 자선을 베푸는 따뜻한 마음씨와 피아노를 잘치는

손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리고 계절이 바뀌면 그것을

표시해 놓았다는 것을 안다.

 

 그 할머니가 여든 번째 생신이 지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지금은

우리집이 된 당신의 집에서 다른집으로 이사가면서 일기장을 놓고 갔기 때문에

이 모든 사실을 알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표지가 가죽으로 된 일기장에 쓴 일기가 아니라

붙박이 찬장문 안쪽에 적어 놓은 생활의 기록이다.

 

 1954년 이 자애로운 할머니는 눈먼 사람들을 위해

49달라75센트를 모금했고 , 1962년에는 바지7벌과 누비이불 한 장,

치마 두 벌을 만들어 캐나다 어린이 구호기금에 보냈다.

 

나는 또 1969년에는 첫눈이 10월 하순에

내렸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 찬장문 안쪽에 그렇게 쓰여 있다.

 

1944년 4월 28일, 백스터할머니는 마당에 감자를 심었다.

그러나 1945년에는 6월21일까지 정원 손질을 하지 않았다.

 

백스터할머니의 일기를 보고 나는 칠면조고기를 크리스마스날 새벽 4시 30분에

섭씨85도의 오븐에 넣어두면 크리스마스 정오에

먹을수 있게끔 알맞게 익는 다는 것을 알았다. 또 레몬- 메랭게파이는 섭씨 175도

에서 맛있게 구워 진다는 것도 알았다.

 

백스터할머니는 1965년 크리스마스날 점심에는 24명을 초대했고

저녁에는 14명을 불러 대접 했다. 1969년 크리스마스에는 식구들이 모두 모였는데

에릭이라는 사람만이 빠졌다. 할머니의 찬장문 안쪽에 쓰여 있는   일기에는 즐겁게 보낸 명절에

 

대한 기록들이 있는데, 무슨 이유에서 인지

1967년 크리스마스와 설날 저녁은 할머니 혼자 보냈다고 기록 되어 있다.

 

대부분의 기록에는 실용적인 정보가 담겨 있다. 나는 최근에 얼 풀이라는 사람이

1963년 어느 추운날 백스터할머니의 피아노를 조율 했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얼마전 부터 혹시 피아노를 한 대 들여 놓으면 우리집 어린 아이들이

 피아노 교습을

받겠다고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왔다.

 

그러나 백스터할머니의 일기를 본 후에는 피아노를 한 대 사다놓아야

할머니의 거실이 우아함을 되찾게 될거라고 생각

하게 되엇다. 나는 또 거실에 새로 도배를 해야 겠다고 생각해 왔는데,

백스터할머니 덕분에 벽지 세 두루마리만 있으면 된다는 것을 알았다.

 

얼마 전 우리 지방 신문에 백스터할머니와 할머니의 자손들이 모여

 할머니의 100번째 생신을 축하하는 사진이 실렸다. 사진을 보니 할머니는

 내가 생각 했던 대로

생겼음을 알수 있었다. 나는 그 사진을 오려서 냉장고에 테이프로 붙여 놓았다.

 

나는 할머니에게 카드를 보내 우리가 할머니가 사시던 집에서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는것,

그리고 할머니와 할머니 남편께서 심어 놓은 전나무가 지금은

 아주 크고 아름다운 나무로 자랐다는 것을 알려 드리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 했다.

 

 또 당신의 집에서

 어린아이들이 살고 있다는 것을 아시고 할머니가 좋아하실거라는 생각도했다

 

나는 바로 그때 책상에 앉아 카드를 써 보냈어야 했다. 그러나 그러지 못했다.

할머니의 100번째 생일 잔치가 있은지 한 달도 안되어 바로 그지방 신문에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부고가 났다.

 

그후 나는 이웃사람들에게 그 할머니에 관해 물어보고 나서 찬장문 안쪽에 쓰여있는

일기를 보고 내가 알고 있다고 생각 했던 할머니에 대한 모든 것이 사실 임을 확인 했다.

 

할머니는 요리 솜씨도 좋았고 교회의 자선활동에도 열심히 참여한 분 이었다.

또 꽃과 잘 조율된 피아노를 무척 사랑 하셨다. 한 이웃 사람이 말했다.

 

“ 그 할머니는 정말 잘 사신 분 이었죠.” 그 할머니가 100세까지 사셨고

또 이 집이 여러 가지 점에서 아직도 그 할머니의 집인 것은 그 때문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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