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종합

첸나이에서 있었던일

썸머 썸머 2017. 1. 5. 11:35

 

 

인도 자유여행을 2년째 즐기면서 바닷가는 첸나이의 마리나 비치(Marina Beach)가 처음이다.

나는 원래 여름과 바닷가를 좋아하며 자랐다. 사실 이번에 한국에서 인도로 출발 할 때 첸나이 바닷가에 서있는 내 모습만 상상해도 즐거웠다.

 

델리에서처럼 저녁에 전기장판을 써야 할 정도의 추위에 고생할 필요도 없이 첸나이에서는 바로 바다에서 해수욕 할 수 있어서 하루 빨리 첸나이로 오고 싶었다.

버스를 타고 바닷가로 가는 차창의 거리풍경도 옛날 부산 송도해수욕장으로 가는 남부민동 일대의 분위기와 비슷해 정겹고 잠시 옛 추억에 잠겼다. 저 멀리 벵골 만 푸른 바다가 “왜 이제 오시나요?”라며 나에게 손짓하는 것 같다. 모래사장은 길고 폭이 넓어 해변 물가까지는 제법 걸어 가야했다.

 

 

 

 

                      남자들은 물에 뛰어 들고 여자들은 옷을 지키면서 즐거워 하고있다

 

 

날씨는 벌써 더워져 수영하는 아이들과 청년들이 제법 보였고 말을

타고 기념촬영을 하라는 호객꾼도 나와 있었다. 남녀 젊은 연인들은 손잡고 데이트에 열중하는 등 여기도 이제 새봄이 시작되고 있는 느낌이었다.

 

 

나는 발만 담궜는데 믈이 시원하다

 

 

 

 

호텔에 돌아오니 프런트에서 어제 처음 만난 호텔 매니저가 나를 불러 꼼수를 부린다. 내가 어제 “장기간 투숙할 테니 숙박비를 좀 깎아 달라”고 했더니 그는 대뜸 “하룻밤에 350루피인데 하루에 35루피를 할인해주겠다”고 해서 정말 고마워서 그 자리에서 5일분 숙박비를 선불로 줬다.

 

 

 

 

                            에그모어 기차역 앞의 내 숙소가 있는 번화가 야경이다

 

 

 

 

그리고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방으로 올라가려는데 그 매니저가 웃으며 “내가 숙박비를 그렇게 깎아 줬으니 나에게 팁 100루피를 달라”고 했다. 나는 그 순간 불쾌한 생각이 들었는데, 사실 100루피를 그에게 주고 나면 나는 그다지 큰 이익을 보는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이 사람이 얼마나 돈이 궁하면 그런 꼼수를 쓸까 가련히 여기며 350루피를 내고 묵는 셈 치고 100루피를 그에게 팁이라며 주었다. 그러자 그는 아주 기분 좋아해 하며 부드럽게 웃으며 “방에 모기 많지요”라며 책상 서랍에서 호텔방에 공용으로 2일에 한 개씩 지급하는 모기향 5개를 나에게 내밀었다.

 

 

모기향은 한국산이나 다를바 없다

 

 

 

그리고 “이번 일은 아무에게도 이야기 하지 말아 달라”고 신신당부했다.

나는 모기향을 건네받고 2층 방으로 올라오면서

 

‘그럼 나는 얼마를 이익 봤지?’라고 셈을 해보았다.

 

 

 

 

첸나이에서 간혹 보이는 붉은색 바나나

 

 

 

                                                                                   2012년 2월 25일(토) 첸나이에서 있었던일

 

 

                                                                                                                                저의 책 2015 꽃중년 인도 배낭여행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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