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야~ 누나야~ 낙동강변 살자 !
경남 양산 원동에 위치한 천태산 등산길에 우연히 접하게 된
2012년 4월 22일 개통된 낙동강 자전거 전용 도로 길 ~
처음에 원동역에서 물금역까지 걸어 내려와 봤는데 아름다운
낙동강을 끼고 차 없는 매끈하고 평탄한 길을 걷는 재미가 너무 쏠쏠해 낙동강 하구 둑
출발점부터 안동댐 종착지까지 385km를 혼자 슬슬 걸어 보고자 생각하게 되었고
처음 계획은 꼭 완주한다는 집념 없이 걸을 수 있는 데까지 걸어 보자는 거였다.
백두대간 등산 하는 것 처럼 매주 토·일요일을 택해서 한 번씩 걷기로 하고
그 다음주는 지난주 걸었던 종착지에서 출발해 걷기로 작정했다.
그러다 보니 하루에 걷는
거리는 전주에 걸었던 곳까지 가는 거리와 도보를 마치고 돌아올 때 걸리는 거리를
합하면 평균 25 ~ 30km 전후였다. 출발점이 부산에서 멀어질수록 출발하고 나서
목적지점에 도착해 다시 돌아오는 그 시간이 많이 걸려 실제 걷는 거리의 속도를
낼 수가 없었다.
그래서 7 ·8월 여름시즌에는 날씨가 너무 덥고 힘들어 ‘하절기를 건너뛰고
나머지 구간은 기후좋은 가을에 다시 도전하는 게 좋지 않겠는가’라는 생각이 끊이지
않아 맘속으로 여러 번 포기하려 했다.
그러나 실제로 계속 걷다 보면 정말 아름다운
비경 속으로 푹 빠져들어 ‘다음 주 낙동강은 어떤 모습의 경치로 나를
반겨줄까’라는 호기심이 중도포기의 맘을 잠재워 끝까지 완주할 수 있었다.
낙동강 자전거 길 마지막 종착점을 밟게 되는 11월 10일(토)에는
부산 노포터미널 → 안동터미널 →
모운사 → 개곡 보건소 → 안동대교 → 법흥교 → 안동댐 물문화관[종점]
→ 안동터미널 → 부산 노포터미널
최종 목적지 안동 물문화 회관에 도착하니 “드디어 내가 해냈구나!” 바로 여기가 내가
봄부터 가을까지 7개월 동안 총 29회에 걸쳐 연속해 걸어온 안동댐 자전거길
종점이구나!”라는 기쁨과 감회에 젖었다.
그러나 그순간 나를 알고 반겨주는 사람은 주변에 한사람도 없었다.
‘385km라는 약1,000리에 해당되는 길을 혼자서 걸어 왔다니…’
내가 생각해도 정말 힘든 일을 해낸 것 같았다.
사실 이 일을 시작하면서 가족외에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중도에 그만두면 ‘얼마나 의지 없는 사람이 될까 ?’라는 두려움에...
그러나 이제는 부산으로 돌아가면 한사람씩 주변 사람들게
이 사실과 낙동강의 비경을 알려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솔직히 큰 목표를 성취하고 나서 막상 귀가를 서두르니 해 냈다는 성취감도 컸지만
왠지 모를 허무감도 맘 깊이 스며들었다.
하지만 나는 이번에 어머니의 고향 땅과
아버지의 고향 땅을 밟으며 다시 한 번 옛날 부모님의 한량없는 은혜를
되돌아보는 뜻 깊은 시간도 되었다.
무엇보다도 내가 이때까지 생각해온 김소월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에 등장하는
그리운 그 강은 그간 내가 자주 찾아갔던 강원도 ‘영월의 동강’이 아닌
바로 이 낙동강이란 사실을 이번에 확인해 더욱 뜻 깊었다.
그리고 “세상에서 그지없이 아름답고 그지없이 멀고 힘든 -
전인미답지 같은 낙동강 자전거길 385km를 최초로 혼자 걸어온
기록보유자가 된 기분”을 오랜 동안 간직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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