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혼자서 인도여행 연속 9년

‘ 코끼리를 타고 인도를 여행하다 ’

썸머 썸머 2025. 1. 1. 10:28

[1부]

 

 

[2부]

그곳의 난단카난 동물원은 규모가 컸지만 내게 팔 여분의 코끼리가 없었다.

그러나 동물원장은 친절 하게도 수석 코끼리 조련사인 빔이 나와 함께 여행

하도록 허락해 주었다. 그때 호텔 직원 한사람이 코끼리 세 마리를 데리고

이 마을 저 마을로 떠돌아 다니는 사람들이 있다고 내게 귀뜸해 주었다.

성자 행세를 하며 다니는 사기꾼들이지요아디탸가 반색을 하며 말했다.

코끼리는 지혜와 성공의 신인 코끼리 머리 모양을 한 가네시신을 상징하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추앙을 받고 있습니다. 그 사람들은 코끼리를 이용하여

구걸을 하고 다니지요. ”

우리는 그 성자들을 찾아 나섰다. 나는 그들이 데리고 다니는 코끼리 중에서

서글서글한 갈색눈을 가진 30세 가량된 암놈이 무심히 나무에 기대어 있는

것을 보는 순간 저놈을 사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101000루피(490만원)를 코끼리 값으로 치른후 나는 그 코끼리에게

타라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다. 그것은 힌디어로 이란 뜻이었다.

나는 타라는 영리하지만 깊은 물에서는 조심해야 한다는 주의를 받았다.

목욕을 시킬때는 미리 두 앞다리를 쇠사슬로 묶어둬야지 그러지 않으면

깊은곳으로 뛰어 들아가 붙잡을수 없게 된다는 것이였다.

코나라크를 벗어나 큰길로 나섰을 때 러시아 사람들이 가득탄 관광버스 한 대가

옆에 와 서자 타라는 전에 구걸하던 기술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버스 창에서 슬론! ”(러시아어로 코끼리)하고 흥분된 외침들이

쏟아저 나왔다. 타라는 버스에 탄 사람들을 능란하게 다루었다.

 

창문마다 길다란 코를 집어 넣어 오렌지, 바나나,

사과를 받아냈다. 마지막에는 보드카 한병을 받아가지고 나오더니 입 속에

들어부었다. 이런 일이 있은 후로 타라는 움직이는 자동차만 보면 먹을

것으로 생각되는지 차들이 다니는 길로 들어섯어 마구 코를 휘둘러 소동을

일으키곤 했다.

나는 타라를 타고 싶었지만 다리의 앞발에 난 상처가 악화 되었다. 전주인이

못이 박힌 족쇄를 발목에 채워놓아 궤양이 생긴것이었다. 할수없이 우리는

난단카난 동물원으로 갔다. 그곳 수의사가 타라의 다리를 진찰하더니 항생제를

처방해 주었다. 일주일이 지나자 내가 타도 괜찮을 정도로 상처는 나았다.

이제 내가 코끼리 조련사 훈련을 받을때가 온 것이었다. 아디탸가 기본적인

코끼리 명령어들을 소리나는 대로 적어주었다.

아기트(앞으로)” “두트()” “우타(올려)” 등 모두 17개였다. 나는 곧 발음을

완벽하게 익혔다. 그러나 내가 실제로 소리를 내어 보이자 아디탸는 폭소를

터뜨렸다. “ 이건 강아지가 아니라 코끼리 라구요 ! 목소리에 좀 힘을 줘봐요 !”

그때 빔을 태운 타라가 우리 앞으로 왔다. “두트 !” 아디탸가 우렁찬 소리로 외쳤다.

그러자 타라는 걸음을 멈추고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 바람에 빔의 몸이 앞으로

쏠리면서 그의 머리가 타라의 목에 처박혔다. “이제 무슨 뜻인줄 알겠구요

내가 겸손이 말했다.

그후 며칠 동안 빔은 코끼리에 올라탄채 맨발로 코끼리를 조종하는 법을 가르처

주었다. 그는 피아니스트가 손가락을 놀리듯이 발가락으로 코끼리의 귀 아래와

머리 근처를 밀거나 찌르거나 비벼서 코끼리의 방향을 바꾸었다.

나의 코끼리 조련사 훈련은 푸자를 받을 단계에 까지 이르렀다. 푸자는 코끼리

조련사 훈련과정의 졸업을 의미하는 힌두교 의식이었다. 빔과 아디탸는 이 의식이

어떤 것인지 나에게 자세히 얘기해주려 하지 않았다. 단지 내가 미모사(합수초)

받아먹는 순간부터 타라는 양처럼 고분고분해 질거라고 말할 뿐이었다. 그래서 나는

양치류의 잎같이 생겼다는 이 신비한 식물을 열심히 찾아 다녔다.

 

우리는 울창한 대나무숲이 논들을 둘러싸고 있는 오리사지방을 지나 다이타리

밀림지대에 이르렀다. 인드라지트와 쿠수토는 지프로 밀림지대를 우회하게 하고

나와 아디탸, , 고쿨은 밀림속으로 들어갔다. 나는 빔이 시키는 대로 폭탄이라는

것을 가지고 갔다. 콜프공 만한 그 폭탄은 수류탄처럼 터져 동물을 쫓는다는

것이었다. 그것을 가지고 간게 다행이었다. 타라가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더니 코를

이리저리 뻗으면서 냄새를 맡았다. 그러자 야생 코끼리 암컷 세 마리가 나타나

우리들 앞에 우뚝섰다. 그놈을 본 타라는 몸을 심하게 떨었다. 그러더니 코로

땅을 떼리면서 무섭도록 큰 소리를 질렀다. “빨리 폭탄을 던져 !” 빔이 소리쳤다.

구쿨이 폭탄 하나를 땅에 던졌다. 그러나 불발이었다. 그러자 수코끼리가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한발짝 앞으로 다가섰다. 빔이 타라의 폭탄 하나를 올려 놓더니

코끼리 모는 막대기로 그것을 내리쳤다. 빛이 번쩍 하더니 펑하는 소리와 함께

폭탄이 터졌다. 연기가 걷힌 다음에 보니 수코끼리는 온데간데 없었다.

남약 폭탄을 가지고 오지 않았다면 어떤일이 벌어졌을까 ?” 내가 놀라서 물었다.

한바탕 난리를 치렀겠죠 빔이 웃으면서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타라의 측두선

(側頭腺)을 가리켰다. 측두선이란 코끼리의 양쪽 관자놀이에 있는 작은 구멍인데

타라의 양쪽 측두선에서는 끈적끈적한 검은 액체가 흘러 나오고 있었다.

깜빡 잊고 말씀을 드리지 못했지만 타라가 암내를 풍기고 있어요. ”

그날 하리찬단푸르 마을에서 우리는 인드라지트. 쿠스토와 다시 합류해 천막을 쳤다.

그날밤 잠이 들기 직전 나는 아디탸에게 물었다, “나 푸자는 어떻게 되는거지요? ”

빔이 내일로 날을 잡았어요. 준비는 다 됐어요 그가 대답했다.

미모사는 어떻하구요 ? 그게 없으면 타라가 내 말을 듣지 않을텐데

미모사가 정말 효과가 있을거라고 생각하세요 ?”

이젠 그런일을 믿게 됐지요. 인도엔 그런 이상한 일이 참 많으니까요

이튿날 정오 빔이 길다란 화강암 능선을 손으로 가리켰다. 그리고 푸자라고 말했다.

우리는 산 꼭대기로 올라갔다. 나는 인도 남자들이 허리에 두르는 전통 의상인

풀먹인 하얀 도티를 걸쳤다. 나의 선생인 빔도 똑같은 옷을 입었다. 내가 그의

발치에 제물로 바나나와 코코넛 두 개 그리고 몇다발의 향을 놓았다.

미모사는 보이지 않았다.

 

 

이윽고 빔이 불붙인 향을 타라의 머리에 빙빙 돌리면서

힌디어로 기도를 외웠다. “선생님, 이제 타라에게 주문을 외우시죠

너무 갑작스런 요구에 당황한 나는 힐레어 벨록의 시를 읇었다.

이 짐승을 생각할때면/ 사람들은 감탄하고 또 감탄하네/ 뒤에는 그 조그마한 꼬리

앞에는 그 큼직한 코 다행이 주위에 늘어선 사람들은 무슨 뜻인지 몰랐다.

강력한 영어 기도문 일거라고 생각하고 만족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아디탸는

실망을 한 듯이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 의식의 가장 어려운 부분은 이제 부터였다. 그것은 새로운 조련사로서 타라를

타고 가는 일이었다. 그때부터 13km에 달하는 케온자르까지의 여행은 그야말로

고난이었다. 다리는 사정없이 아팠고 발가락은 피범벅이 되었다. 내가 아무리

발로 차고 사정하고 애원해도 타라는 내 말을 듣지 않았다. 이리저리 제멋대로

가는가 하면 대나무숲이 있으면 아무 때고 멈추어 서서 식사를 하는 것이었다.

등에 올라 앉아 눈을 부릅뜨고 욕을 해대고 있는 광경을 본 동네 여인들은

놀란 아이들을 집안으로 끌어들렸고 남자들은 어의 없다는 듯 머리를 절래절래

흔들어 댔다. 간이 침대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던 세 사람은 허리를 잡고 웃다가

간이 침대와 함께 뒤로 넘어졌다.

케온 자르에 이르자 나는 더 걸을수가 없었다. 그곳 시장의 호의로 우리는 영빈관에

묵을수 있었다. 이 영빈관은 영국과 인도 황실의 건축 양식이 뒤섞인 저택으로

이 도시를 방문하는 귀빈용 숙소였다.

 

저녁 식사를 한뒤 정원의 나무에 묶여 있는 타라를 보기 위해 엉금엉금 기어서

발코니로 갔다. “잘 자, 타라하고 내가 소리치자 타라는 돌아서서 코를 치켜

올리고는 나팔소리와 끽끽거리는 소리가 뒤섰인 것 같은 소리를 냈다.

영빈관에 묵던 둘쨋날 새벽 아디탸와 나는 잠에서 깼다.

타라가 도망쳤어요! 저수지 속에 들어가 나오지 않아요 !”

저수지는 엄청나게 컸다. 타라는 저 멀리 물가에서 코로 분수처럼 물을 뿜어 내고

있었고 많은 구경꾼들이 모여들어 재미있게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타라 잘못이 아닙니다. 고쿨이 다리에 쇠사슬을 매는 것을 깜빡 잊었어요.”

빔이 말했다. 빔이 타라가 물 밖으로 나오도록 하려고 여러번 바나나를 가지고

유혹했지만 타라는 코로 바나나만 채어 먹은뒤 소리를 지르며 되돌아갔다.

그것을 본 구경꾼들은 좋아라고 박수를 쳤다.

나는 내가 올라 탈수 있을 만큼 제방 가까이 다가 오도록 타라를 달랬다. 한쪽 귀를

붙잡고 몸을 날려 올라타려는 순간 타라는 재빨리 몸을 돌려 나를 물속으로 끌고

들어갔다. 물을 잔뜩 들이킨 나는 숨이 막혀 타라의 귀를 놓을수 밖에 없었다.

그러자 타라는 길다란 코로 나를 감싸 안으면서 조심스럽게 얕은 물가에 내려

놓았다. 장난기 어린 눈길을 내게 보내며 타라는 깊은 곳으로 되돌아갔다.

타라는 지금은 나오지 않을겁니다. 그냥 내버려 두세요. 나중에 추워지면

나올테니까빔이 말했다.

타라는 그날 저녁 거의 12시간이 지나서야 영빈관 마당으로 터덜터덜 들어섰다.

미모사를 찾아야만 타라를 내 마음대로 부릴 수 있을텐데나는 생각했다.

심리팔 국립야생동물원의 북쪽 변두리에 있는 조시푸르에 이르자 욕심이 가득한

눈에 꼬불꼬불한 하얀 턱수염이 있는 한 탁발승이 3만 루피(140만원)에 타라를

팔라고 했다. 우리는 그의 이상한 제의를 웃어넘겼다. 그러나 나는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

 

이제 한달 남짓 지나 손풀에 닿으면 타라와 헤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날 저녁 나는 울적한 기분으로 타라가 있는 곳으로 갔다. 아디탸도 따라왔다.

우리는 함께 앉아서 타라를 바라보았다.

나도 같은 기분이에요. 어느새 타라와 정이 들어 버렸어요아디탸가 말했다.

그러나 저러나 타라가 앞으로 편히 살집을 찾아주는게 문재였다.

숲이 우거진 오리사주가 끝나고 이젠 지형이 거칠고 사나운 비하르주가 시작

되고 있었다. 세라이켈라로 가는 길이 불볕더위 속에 뻗어 있었다. 내 발가락

끝에는 노랗고 딱딱한 못이 박혀 있었고 다리의 일부분은 타라의 큼지막한 귀가

끊임없이 내려치는 통에 사퍼렇게 멍이 들어 있었다. 그러나 이제 나는 타라에게

편안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타라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나는 차츰 자신감이

생겼다. 타라가 길 옆에 쌓아 놓은 벼를 몰래 훔쳐 먹으려고 하면 나는 악을

쓰며 타라를 야단쳤다.

케오라라는 마을 근처에 천막을 친 어느날 저녁 빔이 고사리 같은 잎이 달린 작은

식물 하나를 발견했다면서 내게 가지고 왔다. 그 식물은 다름 아닌 미모사였다 !

나는 흥분된 마음으로 기도문을 하나 만들어 냈다. 타라앞에 꿇어 앉은 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 책 인도인의 코끼리에 나오는 몇몇 구절을 섰어 이렇게 읊었다.

, 등이 길고 활처럼 휘어진 귀여운 타라여 ! 하얀 수국과 백단향과 오렌지

나무와 연꽃 향기를 지닌 그대여 !”

이번엔 또 무엇을 암송하지 ?” 아디탸가 물었다.

나는 그의 말을 못들은 체하고 미모사를 타라의 입속에 넣었다. 타라는 무슨 결정을

내리는 듯 두 눈을 내리 깜고 입속에서 미모사를 한참 굴리더니 만족스런 표정으로

삼켰다. 제대로 푸자를 마쳤으니 타라는 이제 나를 자기의 완전한 주인으로 받아

드린 것이었다.

 

[3부]

 

 

* 동영상의 코끼리들은 글 내용과 다르다. 그러나 그 지역은 같은곳이다

코나락(썬템플), 부바네스와르, 파트나에서 필자가 촬영한 것이다.

 

* 1988915일 우리는 벵골만의 코나라크를 떠나 거대한 갠지스강 연변의 파트나

까지 1,000km의 여행길에 오를 참이었다.‘라고 했으니

1988915일부터 여행 했으니 37년전의 이야기다.

 

* 길을 떠난지 59일째 되던 1113일 우리는 파트나에서 동쪽으로 21km떨어진

지점의 갠지스강에 이르렀다.

 

타라는 대나무. 나무껍질. 나뭇잎을 매일 150kg씩 먹어 치웠다.

개인이 코끼리 사육은 힘들 것 같다.

 

* 101000루피(490만원)를 코끼리 값으로 치른후라고 했으니

당시 환율이 1: 48,5 이란 말인가 ?

 

영국작가 막샌60여일 코끼리 여행경험담 이야기이다.

 

동영상에 오자도 있으니

회원여러분들의 양해를 바랍니다.

 

 2025 ! 을사년 새해를 맞이하여

건강이 제일이고

염원 하는 중요한일들이

이루어지시길 기원합니다 ~

단야밧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