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클 릭샤 왈라(기사) ‘람(42세)’을 처음 만나서 베나레스 힌두대학교로 함께 갔다.
박물관은 문이 잠겨 보지 못하고 뉴 비슈와나트 사원을 구경했는데 사원은 그렇게 크지는 않는데도 멋졌다. 힌두대학교 캠퍼스의 수목도 아주 싱그러웠다. 갠지스 강을 끼고 큰 정원과 수목 숲속에 있는 이 대학의 넓은 캠퍼스 내 곳곳을 걸어 다니는 게 힘들었다. 내가 가는 날은 마침 교내 박물관은 휴관이었다. 캠퍼스 곳곳에서 남녀 학생들의 자유분방한 분위기를 만끽하며 지나다녔다. 왠지 미래지향적 이미지의 젊은 얼굴들을 유심히 살펴보니 뱅갈리 토라의 장사꾼 얼굴들과는 판이한 ‘지식인의 모습’이었다.
뉴 비슈와나트 사원 전경
비포장도로를 지나 먼지 가득한 마을 고개를 지나 긴 나무다리(목교)를 건너갔다. 사이클 릭샤를 실컷 타는 건 좋았는데 비포장도로라 엉덩이가 아파서 얼얼했다.
강가 언덕의 람 나가르 포트 궁전은 강을 내려다보기에 전망도 좋고 정말 아름다웠다. 궁전에서 내려다보는 갠지스 강과 지나온 긴 나무다리가 석양에 비쳐 한 폭의 그림을 보는 거 같았다. 오늘날에는 박물관으로 이용되고 있는 이곳을 람과 내가 한참동안 구경하고 있는데 경비원이 뛰어와서 화가 난 듯 입장권이 잘못 계산되었어니 돈을 더 내라는 거였다.
람과 함께 -
내용인즉 외국인 입장료는 1인당 150루피이고 인도인은 15루피인데, 내가 인도인 표로 들어 왔다는 거였다. 나는 그런 줄도 모르고 100루피짜리를 람에게 주면서 입장권 두 장을 사오라고 하니 람은 아무 생각 없이 인도인표를 두 장 사왔던 거였다. 검표원도 인도인 2인 인줄 알고 입장시켰는데 경비원은 우리가 속이는 줄 알고 화가 났던 모양이었다.
갠지스 강변의 람 나가르포트
나는 “미안하다. 고의는 아니다”며 135루피를 즉각 지불했다. 딴 곳도 그렇지만 외국인과 인도인은 10배의 입장료 차이에 다소 부당함을 느꼈지만 그 나라 방침이니 어쩔 도리가 없다. 한편으론 잘만 됐으면 135루피를 덕 볼 수 있었는데 생각하니 웃음이 나서 나는 람의 손을 잡고 우연 중에 일어난 일에 대해서 웃음을 참지 못하고 박장대소했다.
강 언덕에 위치한 이 사원에서 보는 바라나시의 일몰은 정말 오랫동안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것 같았다. 사이클 릭샤 람과 같이 찾아가서 더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긴 나무다리 옆으로 콩크리트 신축교가 공사중이다
돌아오는 길에
그는 잘 나가다가 뜬금없이 “내일 인도 여자 친구를 한 사람 소개 시켜 줄 테니 같이 만나자”고 제의했다. 어떤 여인인지는 잘 모르지만 빈 소리만은 아닌 것 같았다.
나는 그 말이 듣던 중 반가운 소리에 귀가 번쩍 뜨이며‘ 참 좋은 기회가 내게 왔구나!’라고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그러한 호의를 베풀고자 하는 람이 너무 고맙고
‘이 넓은 인도 천지에서 내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은 너 뿐이구나!’라며
은인 같은 사람이라고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그러자”고 곧이곧대로 말할 수는 없었다.
심사숙고해야 될 형국이었다
2015 저서 '꽃중년 인도자유배낭여행' 중에서 ~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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