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식사를 한 후 메트로를 타고 그리시 파크 역에 내려 ‘타고르 하우스’로 향했다. 큰 학교 건물에서 타고르가 공부했고 가르쳤던 곳으로 지금은 소형 개인 박물관이다.
노벨 문학상 수상에 빛나는, 고등학교 다닐 때부터 내가 좋아했던 시인 타고르의 시가 어렴풋이 기억의 저편에서 살아나 움직이며 다가왔다.
형! 형에게는 하늘을 나를 수 있는 용마(龍馬)를 선사하구요
누나! 누나에게는 천년을 쓸 수 있는 만년필을 선물하지요
어머니! 어머니에게는 일곱 나라를 살 수 있는 보석 상자를 선사할 게요
그대! 그대에게는 내 마음의 시집을 선물하리라!
내가 그곳에 찾아 갔을 때 예상외로 관람객이 없었다. 대학이라는 데 고등학교 같은 시설이었으나 내가 좋아했던 타고르의 시 구절을 다시 떠올리며 여기에 온 게 정말 자랑스럽게 생각되었다. 내부 시설 곳곳을 둘러보고 나올 때쯤에야 몇 명의 관람객이 보였다.
인도가 낳은 세계적 시인이며 철학자인 라빈드라나트 타고르는 연작 종교시 기탄잘리 (Gitanjali)로
1913년에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지금으로부터 100년전 이야기다.
타고르 하우스 내부 보수공사가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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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여행의 시간은 멀고 그길은 멉니다
나는 태양의 첫 햇살을 실은 수레를 타고 출발해
숱한 행성과 내 자취를 남기며 광할한 우주로 항해를 계속했습니다
당신에게 가장 가까이 가는게 가장 먼길이며
그 시련은 가장 단순한 가락을 따라가는 가장 복잡한 길입니다
여행자는 자기문에 이르기 위해 낯선 문마다 두드려야 하고
마지막 깊은 성소에 다다르기 위해 온갖 바깥 세계를 방황해야 합니다
눈을 감고 “여기 당신이 계십니다!”라고 말하기 까지
내눈은 멀리 널리 헤매였습니다
물음과 외침, “ 오! 어디입니까?”라는 천 갈래 눈믈의 시내로 녹아내리고
“나 여기 있도다!”라는 확언이 홍수로 세계를 범람합니다 -
- 기탄잘리‘ 중에서
박물관으로 들어가는 문이다 - 박물관은 사진 촬영금지구역으로 되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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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구름 낀날, 젊은 왕자가 미지의 강 저편
거인의 궁전에 갇힌 공주를 찾아 흑색말을 타고
혼자서 어떻게 그 사막을 가는가, 나는 상상 할 수 있습니다
먼 하늘에 비안개가 내리고 급작스런 고통의 발작처럼
번개가 칠 때, 그는 동화속의 테판타르 사막을 말타고 가며
왕에게 버림받아 외양간을 쓰며 눈물을 닦는
불행한 자기 어머니를 생각 하겠지요! -
- 유적의 땅‘ 중에서
타고르는 한국의 만해 한용운과 같은 시대의 사람으로 만해는 일본에, 그리고 타고르는 영국에 대한 항거시를 많이 썼다
입장료는 인도인 5 루피, 외국인 50루피
2015 '꽃중년 인도 배낭여행'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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