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자전거길 트레킹
인도여행을 다녀 온후 양산 원동 천태산에 등산하려 가서 우연히 접하게된
낙동강 자전거길을 맨처음 원동역에서 물금역까지 걸어 내려와 보았는데
아름다운 낙동강을 끼고 차없는 매끈하고 편한길을 걷는 재미가 너무 쏠쏠해
낙동강 하구둑 출발점부터 안동댐 종착지까지 385km를 혼자 슬슬 걸어 볼까 -
생각 하게 되었다.
처음 계획은 꼭 완주한다는 생각없이 걸을수 있는데 까지 걸어 보자는 것이였고
백두대간 등산처럼 토요일이나 일요일을 택해서 일주일에 한번씩 걷고
그다음 주는 지난주 걸었던 종착지에서 출발하여 걷기로 작정했다.
하루에 걷는 거리는 지난주 걸었던 곳까지 가는 시간과 도보를 마치고 돌아올때
걸리는 시간을 제외하면 평균 16km ~ 20km 전후 였고
출발점이 부산에서 멀어 질수록 출발과 도착하여 돌아오는 시간이 많이 걸려
실제 걷는 거리의 속도를 낼수가 없었으며 6월. 7월. 8월에는 날씨가 너무덥고 힘들어
여기 까지만 하고 나머지 구간은 다음 기회에 할까 하고 여러번 포기 하려 했으나
한편의 TV 드라마를 보는것 처럼 다음주 낙동강은 어떤 경치 일까 하는 호기심과
걷다 보면 정말 아름다운 낙동강에 매료되어 포기 할 수가 없었다.
8개보를 지나 문경에 이르자 이제 힘들어도 완주하고 싶은 욕망이 생겨 종착지 안동댐에
꼭 도착 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2012년 5월20일에 시작하여 주1회씩 11월10일까지
7개월 동안이자 29회만에 결국 완주했다.
6월 24일 창녕 함안보
7월 22일 함천 창영보
8월 19일 달성보
9월 2일 강정 고령보
9월 19일 칠곡보
10월 7일 구미보
10월 13일 낙단보
10월 19일 상주보
아래는 11월 10일 안동땜 도착날의 하일라이트이다.
2012년 11월10일 [토]
부산노포터미날 - 안동터미날 - 모운사 -개곡 보건소
- 안동대교 - 법흥교 - 안동댐인증센터 - 안동터미날 - 부산노포동
오늘 안동댐 결승점 테프를 끊는 날 !
며칠째 맑고 포근한 날이 오늘 아침 집을 나서는 데
찬바람 불고 비올듯 잔뜩 흐려 있었다.
감기 몸살끼가 있어 컨디션도 좀 떨어져 몸이 무거운 상태였다.
부산노포터미날에서 오전 8시30분 안동행 직행버스를 타고
안동터미날에 10시45분에 도착하여 오늘은 좀 일찍 끝낸다는 생각으로
바로 택시를 탔다. 오늘 출발지 개곡 모은사 까지는 택시요금이
15.800원이 나왔다. 그나마 택시기사가 친절해서 다행이었다.
모은사 입구에서 출발하는데 맞바람이 차고 세게불어 오늘 마지막
도보가 끝까지 힘들것 같은 생각이 앞섰다.
어제가 입동으로 이제 추울때가 되었지만 마주 불어오는 바람이
걸음을 더디게 하는데 마지막 남은 낙옆들이 날리면서 강가의
초겨울 경치는 원래 내가 좋아하는 그런 풍경이었다.
개곡보건소를 지나 검암노인회관에 오니 배고개 고갯길이 시작 되었다.
여기는 자전거 도로와 일반 차도 공용길인데 차는 그렇게 많이 다니지는 않았다.
겨울인데도 안동시 쓰레기 매립장을 지날때는 냄새가 좀 났으며 강가로 나오니
안동댐 13.8km란 안내판이 나오는데 나는 이때부터 벌서 좀 힘들기 시작했다.
멀리 안동대교가 보이기 시작했을 무렵 하늘이 더 흐려져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것 같았는데도 다행히 비는 내리지 않았다.
안동대교를 지나는 무주무꽃가람공원 안내판에는 다시 안동댐 10km 라는 팻말이
보이니 아직도 10km를 더가아 하나? 이제 10km만 더가면 끝나나?
그말이 그말이지만 그러나 2시간 반 정도는 더가야 된다는 말이다.
“ 최종목적지가 얼마 남지 않았으니 힘내라”
혼자서 중얼거리며 영호대교를 지나 영가대교도
지나서 낮은다리 하상보호공교를 지나 리틀야구장 스탠드에서 간식을먹고 휴식을
취한 후 좌측 하상보호공교를 또 건너는 쪽으로 가야 하는데
나는 보고온 지도 생각을 하며 우측 비포장 강변둑으로 계속 걸어면서
자전거길이 이 위쪽에서 만나리라 착각하고 암하댐쪽 선어대교 입구까지 갔다가
잘못 온것 같아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확인하여 다시 법흥대교로 돌아왔다.
그러니까 약4km 1시간 가량을 헛걸음 치고나니 짜증이 나고 힘이 더 빠졌다.
날씨는 좀 맑아졌지만 그 세찬 바람 맞으며 비포장 강둑길을 허탕치고 나니
물론 나의 실수였지만 끝까지 호락호락 내주는 도보 낙동강 385km가 아니었다.
그것도 결승점을 불과 6km정도를 앞두고 ...
법흥교에서 안동댐입구를 지나가는 강변저쪽의 노랗게 물든 산자락 단풍은
설악산의 한계령이나 미실령의 그 붉은단풍과는 또 다른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안동댐 인증센터 1,000m 팻말이 나오고 이어서 500m 팻말을 조금 지나니
안동물문화관이란 큰 센터 건물이 보인다. 바로 그 앞에 빨간 인증박스도 보였다.
드디어 다온것이다 !
여기가 바로 내가 봄부터 가을까지 7개월 총 29회를 걸어온
안동댐 자전거도로 385km 종점이구나 !
“더 이상 갈곳이 없다 !” 라는 마치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랐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생각났다.
만세 ! 자전거토끼를 추월한 느림보 거북이의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 같았다.
나는 그렇게 감격했는데 나를 환영해 주는 사람은 한사람도 없었다.
관광온 주변 사람들은 내가 어디서 왔는지 무엇을 했는지 모르고 있으니까 -
나는 센터 입구문을 들어서서 관리센터에 근무하는 직원아가씨에게
자전거인증 수첩을 내밀면서 부산하구둑에서 걸어 지금 도착 하였다고
그간 일을 설명하니 “ 와 정말요~ 대단 하십니다 ~ ” 하고 축하해주면서
수첩에 인증 증명을 해주었고 같이 깃발을 들고 사진도 촬영했다.
직원 아가씨의 친절한 환대에 나는 큰고마움을 느꼈다.
센터 건물 밖에서 안동물문화관과 인증센터박스를 배경으로
사진을 몇장 찍고 더 늦기 전에 부산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385km라면 약1.000리에 해당되는 길을 혼자서 걸어 왔다니
내가 생각해도 힘든일을 해낸것 같았다. 사실 이 일을 시작하면서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중도에 그만두면 얼마나 의지없는 사람처럼 취급 당할것 같아서-
이제 돌아가면 한사람씩 주위 사람들께 알려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막상 돌아서니 해 냈다는 성취감과 함께 웬지 모를 허무한감도 들었다.
나는 이번에 어머니의 고향 창녕 본포를 지나고 아버지의 고향 군위땅을
밟으며 다시한번 옛날 부모님의 그 은혜를 생각하는 의미도 컸다.
끝으로 29번의 정성스런 도시락을 싸준 와이프에게도
고맙다는 인사를 마음속으로 전하고
바쁘게 달리던 차 세워 기차역이나 버스터미날에 조건없이 태워준
1톤 트럭 또 승용차 운전자 님들께도 감사의 인사를 다시 한번 드린다.
또 한가지 소득이라면
내가 여지껏 생각해온 소월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의 그리운 그강은
막연히 생각해 왔던 영월의 동강이 아닌 바로 낙동강 이란것을 이번에 확인했다.
무엇 보다도 낙동강 자전거길을 만들어 생전 큰추억으로 간직 할수있게 해준
4대강 살리기 관계자 여러분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
아! 나는 세상에서 제일아름답고 힘들고 먼 전인미답의 낙동강자전거길
385km를 최초로 혼자걸어 통과한 기록보유자가 된 기분이다 !
기온이 섭씨 영하 32도 까지 내려 가자 미국 일리노이주 한 지방 신문은
독자들에게 “ 날씨가 너무나 추워서 ...” 라는 서두로 문장을 완성해
보라고 했다. 많은 투고가 들러 왔는데 다음은 그중 몇 개의 내용이다.
길가에 놓아 두었던 계란이 다 얼어 붙을 지경이었다.
굴뚝에 올라가 얼어 붙은 연기를 떼내야 했다.
냉장고 문을 열어서 집안을 녹여야 했다.
고향 에리조나에 전화를 걸었더니 내 얘기만 듣고서도 그곳의
선인장에 서리가 맺혔다.
개를 밖에 내 보냈다가 나무에 얼어붙은 개를 떼어내느라고
애를 먹었다.
오미크론이 만연한 합니다.
3월 중순 꼭지점을 찍는다고 예측하니
희망을 가지고 조금더 조심합니다.
감사합니다 !
봄을 재촉하는 봄비가 내리는 오전입니다.
오늘은 3,1절 뜻깊은 날이기도 합니다.
정사익의 '봄비' 같이 감상합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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