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쿰부 칼라파트르와 에베레스트 E.B.C 트레킹
나는 1965년에 대학생이 되면서 취미생활로 등산을 시작했다. 1971
년에 ‘부산 셀파 산악회’를 친구들과 함께 창립해 활동하면서 그때부터
언젠가 히말라야 트레킹에 도전하겠다는 꿈을 키워왔다. 그런데 그간
경제적·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그 버킷 리스트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가
60살이 되기 전에 꼭 이 꿈의 트레킹에 도전해보고 싶었다.에베레스
트 최정상 8,848m는 가지 못하더라도 그 문턱인 베이스캠프(BC)까
지라도 가보고 싶었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밟아보지 않았는데도 단
순한 여행이 아닌 고산 트레킹 목적으로 혼자 도전(挑戰)하려니 도저
히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래서 주변의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함께 갈 파트너 한 사람을 구하고자 수소문 해봤는데 그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렇게 만나본 사람들은 “평소 등산은 좋아해도 해발 5,000m 이
상의 고산 트레킹에 도전한다니 겁이 나서 못가겠다.”거나 “그곳에 가
고는 싶지만 눈 코 뜰 새 없이 분주한 직장이나 사업 관계상 시간을
도저히 낼 수 없어서 안 되겠다.”거나 “트레킹도 좋아하고 시간도 있
는데 비용 부담이 걱정된다.”는 이런저런 이유로 손사래를 쳤다. 그
리하여 2~3개월을 적극적으로 알아봐도 길동무 적임자가 나타나지
않아 할 수 없이 혼자 가기로 결심을 굳혔다.트레킹 출발지점 루크라
(2,804m)까지는 카트만두에서 경비행기를 타고 이동했다. 당시 내
짐(약15kg)을 날라줄 포터 ‘파슈’는 카트만두에서부터 동행했는데 일
당으로 미화 20달러를 주기로 했다. 그렇게 히말라야 트레킹에 나서
서 고소적응을 위해 천천히 올라야 성공 한다는 수칙을 꼭 지키고자
노력했다. 현지에 가보니 고소 적응(適應)에 실패해 트레킹 도중에
헬기를 불러 카트만두로 후송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 경우 헬기 한 번 부르는 비용이 3,000달러(한화 3백여 만원)에
이르기에 이 문제는 절박한 이슈로 다가왔다.칼라파트르(5,552m) 전
망대는 푸모리 봉을 배경으로 에베레스트·로체(8.518)·눕체(Nuptse)
캉테카(6,783) 등을 둘러보는 히말라야 산맥의 최고 전망대 봉우리
로 경치가 아름다웠다. 뚜렷한 정상 표시는 없으나 정상부근에는 수
많은 오색 타르초(Tharchog) 깃발이 휘날리고 있었다. 정상에는 찬
바람이 너무 거세게 불어서 느긋이 정상 도전의 희열을 즐길 시간도
잠깐뿐이었다. 그러다 보니 고락쇠로 빨리 하산하고 싶은 마음 간절했
다. 다음날에 오른 에베레스트 BC는 에베레스트 정상을 향한 본격
등반의 관문으로 춥고 삭막한 분위기 일색이어서 아이스폴만 바라보고
바로 돌아내려왔다.이렇게 나 홀로 히말라야 트레킹을 마치고 내려 올
때는 히말라야 고산 등정의 기쁨을 누리며 주변의 고산마을을 구경하
며 여유 있게 내려왔다.
당시 에베레스트 BC로 향하는 좁은 외길로 올라 갈 때나 내려 올때
운 좋게도 한국 유명 산악인 엄홍길·이재수·오은선 등 대거 만날 수
있었다. 사실 그 당시 히말라야에 첫발을 내디딜 때만 해도 에베레스
트 B.C 만 갔다 오는게 유일한 목포였다. 그런데 현지에서 조우하는
많은 사람들이 “이왕 여기까지 어렵게 왔으니 여력만 된다면 칼라파트
르 전망대까지의 트레킹에 도전하면 더 의미가 있다”고 이야기해 엉겁
결에 칼라파트라도 오르게 되었다. 인근의 고락셉 산장에서 목표지점
까지 가까워 도전하기가 용이하고 동계(冬季) 시즌을 제외하고는 설산
장비를 갖추지 않아도 된다고 해서 용기를 내 도전할 수 있었다. 무엇
보다도 혼자서 도전할 수 있는 트레킹 코스로는 세계 최고의 메인루트
로 정평이 나 있어서 마음 깊이 자극이 되고 도전하고픈 욕구와 열정
이 솟구쳤다.
'산악회 회원들이 만들어준 페난트'
당시 내가 도전한 여정은 다음과 같다.
2004년 3월 23일: 카트만두 출발(오전 8시) → 루크라(Lukla 2,
804m) 도착(오후 1시) → 몬조(Monjo)에서의 제1박 →
3월 24일: 남체(Namche 3,440m)에서 제2박 →
3월 25일: 캉주마(Kyanjuma)에서 제3박 → 3월 26일: 탕보체(Ty
angboche 3,867m)에서 제4박 →
3월 27일: 딩보체(Dingboche 4,350)에서 제5박 →
3월 28일: 토클라(Thokla)에서 제6박 →
3월 29일: 로부체(Lobuche 4,930m)에서 제7박 →
3월 30일: 칼라파트르(5,552m) 정상 →
고락셉(Goraksep 5,150m)에서 제8박 →
3월 31일: 에베레스트 BC(5,364m) 도착.
하산시작 → 고락세프 → 로부체에서 제9박
4월 1일: 토클라 → 페리체(Periche) → 딩보체에서 제10박 →
4월 2일: 팡보체 → 밀링고(Milingo) → 탕보체에서 제11박 →
4월 3일 푼키텐가(Phunkitenga) → 칸주마 → 남체에서 제12박 →
4월 4일 조르살레(Jorsale) → 몬조 → 루클라에서 제13박 →
4월 5일 카트만두 도착!
이렇게 E.B.C 트레킹에 성공한 나는 자신감을 얻어 카투만드에서
3일 쉬고 포터 빠슈를 데리고 이번에는 ABC(안나푸르나 베이스 캠
프)트레킹에 도전 하고자 포카라로 향했다.
나는 내 생애의 큰 소원(所願)하나를 이루어
나를 듯 발걸음이 가벼웠다.!
와~ 생각할수록
그 때가 정말 그리워요
회원 여러분
청춘은 기다려 주지 않나봐요
부지런히 다니세요
고맙소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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